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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공격성을 억압하면 벌어지는 일(연애, 결혼 편)| 서로를 파괴하는 3가지 상호작용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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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입니다. 
 
오늘은 연애 및 결혼관계에서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겪는 무의식적인 관계 패턴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평소에 친밀한 대상에게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렵거나 상대방과 "잘" 싸우지 못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는 대상과 공간 및 시간을 많이 공유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관계가 멀어질까 봐(불안정 애착),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착한 아이 콤플렉스, 나르시시즘), 자신의 감정을 노출하는 것이 꺼려져서(내면화된 수치심, 낮은 자존감) 등 여러 가지 내면적인 이유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외적인 이유로는 감정을 표현해서 나에게 득이 될 것 이 없다는 사회문화적인 관습이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가까운 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않고 참고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자, 지금부터 친밀한 관계에서 공격성을 억압하는 사람들이 나타내는 3가지 상호작용 유형을 알아보겠습니다. 
 

공격성을 억압하는 사람

 

첫째, 미성숙한 상호작용 유형

공격성을 억압하는 사람들은 대상을 향한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수동공격'과 '투사'와 같은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곤 합니다.
 

어우, 답답해! 돌려서 말하지 말고, 화났으면 화났다고 얘기해줘 제발.

수동공격(passive aggression)이란 갈등에 직면하고 싶지 않을 때 비공격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부정적 정서를 미묘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배우자나 애인에게 화가 났을 때 갈등을 직면해서 다루기보다는 빈정거리거나, 상대방의 말을 못 들은 체하거나, 반복적으로 지각하는 등의 간접적인 방식으로 '빙빙 돌려서' 공격성을 표현하죠. 마치 새어나가는 방귀 같지 않나요? 공격성이 내면에 꽉 차서는 뜬금없는 맥락에서 대상에 대한 언짢은 마음이 '푸슈욱-'하고 새어나가는 것이죠. 구체적이 예로, 23살 대학생인 이지현 씨는 자신의 생일을 까먹고 선물을 챙겨주지 않은 애인에게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해놓고, 한 달 내내 데이트 약속 시간에 지각을 했답니다. 게다가 남자친구가 특정 질문을 할 때마다 "아 그거? 아... 됐어. 어차피 기억도 못할 거면서."라고 말하고 있었죠. 자신도 모르게 말이죠. 
 

미성숙한 상호작용

 
 

너는 정말 천사같이 착한데, 그럴수록 나는 널 더 나쁘게 대하게 돼.

 
투사(projection)대상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감정이나 충동, 생각 등을 부당하게 혹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상호작용 방식입니다. 투사는 상담현장에서도 정말 많이 경험하게 되는 레파토리 중 하나예요. 의부증, 의처증 환자가 그 대표적인 예시지요. 42살 김병모 씨는 최근 데이핑 어플로 6살 어린 여자를 몰래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내가 저녁에 장 보러 간다고 하거나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가면 자기 몰래 숨겨둔 남자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게 되었지요. 31살 이병훈 씨는 평소에는 일절 화를 내지 않아요. 여자친구와 갈등이 있는 날이면 연락 두절이 되어 결국에는 상대방이 집에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행패를 부리게 만들지요. 그런데 아이러니 한 건 연애 패턴이 늘 이런 식이 었다는 거죠. 그를 지나간 많은 여자친구들은 한 목소리로 말해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야. 그런데 너를 만나면 만날수록 나는 미친년이 돼가는 것 같아." 
 
 

둘째, 자기억제적 상호작용 유형

 

아니, 너는 왜 화를 내야 할 시점에서 바보같이 웃고 있는 거야? 호구야?

반동 형성(Reaction formation)상대방에게 용납할 수 없는 감정이나 생각이 올라오면, 그와는 정 반대로 대처함으로써 갈등을 피하는 방식이에요. 36살 정기남씨는 뉴스를 보다가 아내에게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이를 듣고는 당신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흥분하자, 그는 곧바로 대화를 마무리하고는 아내가 좋아하는 야식거리를 만들어다 주었어요. 31살 김빛나 씨는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 나갔다가 평소에 여러모로 부러운 스펙을 가지고 있던 소정이라는 친구가 좋은 사람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집에 돌아온 빛나 씨는 평소에 따로 연락도 안 하던 그 친구에게 장문의 카톡으로 축하를 표하며 값비싼 기프티콘을 보냈지요. 그들이 분노와 실망 그리고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느껴지시나요?
 

자기 억제적 상호작용

 
 

셋째, 갈등회피적 상호작용 유형

체념(resignation)상대방이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관계에 대한 욕구를 스스로 포기하는 방법이에요. 39세 손은성씨는 3년 전부터 남편이 자신과 상의도 없이 시댁에 금전적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오랜 시간 참고, 또 참았던 은성 씨는 "그러니까, 제발 어머님께 돈 보낼 땐... 하... 됐다. 말자."라며 끝끝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보지도 못하고 이러한 방식으로 갈등을 피해버렸어요. 결국 어떻게 되었냐고요? 5년 뒤 부인은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말았답니다. 끝내 관계의 단절을 선택한 것이지요. 
 
 

갈등회피적 상호작용

 
 
여러분, 이렇게 친밀한 관계에서 공격성을 억압하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과 나 자신에게 유해한 상호작용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참고 견디지 말고 적절하고 진솔하게 나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이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을 먼저 알아차리는 게 우선되야겠지요?
 
 
그럼, 오늘도 애인/배우자와 함께 더욱 친밀해지는 하루 되시길 바라며 고단한 하루,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이었습니다.
 
 
**참고로, 해당 글에서 예시로 소개한 사례의 인물과 내용 모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색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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