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단한 하루,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입니다 :)
오늘은 자녀가 화낼 때, 부모가 해서는 안 되는 2가지 반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해당 주제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뿐 아니라, 애인, 부부 관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문제이니 "대인관계"의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선생님, 그래서 아이가 화낼 때 해서는 안 되는 반응 2가지가 뭐죠?
첫째, 아이의 공격에 부모가 쓰러져서는 안 됩니다.
제가 상담 현장에서 놀이치료를 하며 수많은 아이들의 '공격성'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때 제가 지키는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의 공격에 죽지 않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아이가 놀이 과정에서 상담사에게 총을 쏘거나 공중에서 칼을 휘두르고, 무서운 상어 피규어로 허벅지를 물 때, 저는 "으악~!" 하며 쓰러졌다가도 "이렇게 쉽게 죽지 않지~"하며 다시 벌떡 일어납니다. 그때 아이는 쓰러지는 대상을 보며 불안해하며 공격을 중단하려 하다가도 상담사가 다시 생기 있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안도하며 내면의 누적된 불편감, 좌절감, 공격성을 안정적으로 표출합니다. 놀이치료실에 오뚝이 같이 생긴 보보인형이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모든 인간은 주요 대상에 대한 이미지와 정서를 외부에 투사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보인형에 주 양육자 혹은 얼마 전 태어난 얄미운 막내동생을 투사하여 공격했는데, 보보인형이 뻥 터져버리거나 피슝... 하고 바람이 다 빠져서 죽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이는 내면의 부적절한 정서를 안정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를 일상에 적용해보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게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하기만 한다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이에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문을 쾅 닫고 들어가거나, 떼를 쓰는 방식으로 주 양육자에 대한 불만을 표현합니다. 그런데 '쓰러지는 부모'는 아이의 행동에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아이고 두야..." 하며 침대에 앓아눕거나, "어쩜 나에게 이럴 수 있니..." 하며 그 자리에 털썩주저앉아 엉엉 울거나, "다시는 너에게 -하지 않을게."라며 애정을 철수하거나, 아이의 마음을 모른 척하며 회피하는 반응을 나타냅니다.
둘째, 아이의 공격에 부모가 보복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부정적 정서를 표출했을 때, 유의해야 하는 두번 째 반응은 바로 자녀의 행동에 대해 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놀이'를 매개로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애착 혹은 힘겨루기에 대한 이슈가 있는 경우 때때로 '의도적으로 대상을 화나게 하기 위해(자신이 화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놀이실에 있는 장난감들을 마구 꺼내 바닥에 흩뿌려 공간을 엉망징창으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만일 이때, 상담사가 "맘정원! 너 뭐 하는 짓이야~! 혼나볼래? 네가 이거 다 치워!"라고 반응하면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되긴요. 더 엉망징창이 되거나 놀이실 문을 박차고 나가겠지요. 대상의 정서표현을 내 권위에 대한 도전 혹은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보복으로 대응할 때 그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이를 일상에 적용해 보았을 때 아이의 공격에 보복하는 부모의 경우, 아이가 수동공격하거나 떼쓰고 말을 안 들으면 삐져서 자녀의 말을 무시하거나, 소리지르며 혼내거나, 매를 들거나, 숙제를 더 많이 내주거나, TV나 스마트 폰을 못 보게 하며 처벌하는 방식을 사용하곤 합니다. 이때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까요? '나는 화가 나서 화를 표현한 것뿐인데,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나쁜 것이구나. 나는 나쁜 아이야'. 네. 아이의 정서표현에 부모가 보복할 경우, 아이는 공격성(이라 쓰고 부정적 정서표현이라 읽는다)에 대한 저항을 나타내며 진솔한 관계로부터 철수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화를 낼 때 부모로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요?
아이가 대상에게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할 때, 부모의 적절한 반응 또한 크게 2가지로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첫째, 문제행동 자체보다 그 이면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음을 전달해주세요.
저는 이 방법을 '그릇이 되어 담아내기(containing)'이라고 부르는데요. 실제로 놀이에서도 자신의 대상에 의해 담기는 경험이 부족했던 아이들은 음식 피규어를 그릇이나 냉장고에 꾸역꾸역 담거나 자신이 은신처(인형의 집) 안에 들어가 경계를 지키는 놀이를 구성하며 누군가에 의해 마음이 담기고자 하는 소망/욕구을 나타내곤 합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이해를 도와드리자면, 초등학교 저학년 남아가 하원 후 현관문에서 씩씩-거리며 가방을 냅다 집어던졌을 때, "너 이놈의 버르장머리 없는 자식! 뭐 하는 짓이야!"가 아닌 "정원아,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화가 많이 났구나."라며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그릇이 되어 담아주시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쉽게 말하지만 전혀 쉽지 않은 방법이죠), 우리는 이 방법을 "공감"이라고 부릅니다.
둘째, 정서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명확히 알려주세요.
두번째 방법은 '구조화(constructure)'라고 부릅니다. 즉, 아이가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을 표현할 때, 아이의 정서는 수용하되, 사회적으로 허용할 수 없는 행동은 제한하는 방법입니다. 구체적인 예시로, 엄마가 원하는 포켓몬 빵을 사주지 않아 짜증이 난 아이가 대상을 발로 찰 때, "(아이의 발을 잡아 멈춰 세운 후) 절대 엄마를 발로 찰 수 없어(행동제한). 네가 원하는 띠부시가 있는데 못 사서 화났니(정서수용)? 대신 엄마가 핸드폰 메모장에 네가 원하는 걸 적어놓을게. 집에 가서 같이 얘기해 보자(대안행동 제시)"라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로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이렇게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된 아이의 마음은 대상에 의해 수용되어야 합니다.
[요약]
❀ 아이가 화낼 때 유의해야 하는 부모의 반응 2가지
1) 아이의 공격에 쓰러지는 것
2) 아이의 공격에 보복하는 것
❀ 아이가 화낼 때 부모의 적절한 반응 2가지
1) 공감| 그릇이 되어 담아내기(containing)
2) 구조화| 정서는 수용하되, 문제행동은 제한하는 것(construction)
여러분, 오늘은 아이가 화낼 때 유의해야하는 부모의 반응 2가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도 아이들의 공격에 살아남으시는 하루 되시길 바라며,
고단한 하루,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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