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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이식증] 머리카락 먹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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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단한 하루,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입니다. 오늘은 '머리카락 먹는 아이'를 데리고 한 어머님이 맘정원에 방문하셨네요. 함께 어머님의 고민을 들어볼까요? (해당 내용은 상담 비밀 보장의 원칙에 기반하여 실제 사례와 전혀 상관없으며, 맘정원 상담사가 공부한 내용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서술한 것임을 밝힙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자꾸만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을 주워 먹어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아이가 머리카락을 주워 먹는 걸 발견하시고 많이 놀라셨겠어요. 부모님이 보지 않을 때 먹으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되시는군요. 현재 아이 연령이 어떻게 되나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막 기어 다니기 시작한 아이들이라면, 움직일 수 있는 이동반경은 넓어지고 모든 걸 입으로 가져가 감각을 느끼는 시기이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일 수 있어요. 이러한 경우는 양육자가 아이를 민감하게 살피며 위험하거나 위해한 걸 입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잘 지켜봐야 해요. 하지만, 생후 12개월이 넘어서도 머리카락을 주워 먹는 행동이 반복적으로 지속된다면 '이식증'일 가능성이 있으니 면밀하게 탐색해보아야 해요.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주워먹는 아이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주워먹는 아이

 

 

이식증이 뭔가요?
섭식장애 같은 건가요?

 
'이식증'이라는 개념이 많이 생소하시죠. 말씀하신 것처럼 이식증(pica)섭식문제 중 하나로, 사람이 먹을 수 없거나 영양가가 없는 물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것을 의미해요. 이식증은 보통 생후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늦은 경우에는 6세 즈음에 발병하기도 해요. 1~6세 아이들의 경우, 발병률이 10~32.3%로 보고 되고 있으나, 6세 이후부터는 극히 드물어요. 이식증을 진단받은 아이들이 먹는 물질의 종류는 정말 다양한데요. 논문들에 보고된 물질로는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흙, 종이, 담배꽁초, 돌멩이, 대변, 손톱, 세제가루, 쓰레기 등이 있어요(Harold 등, 1985). 문제는 이러한 양상이 오랜기간동안 지속되면 장이 막히거나, 독성물질에 중독되거나, 질식할 위험이 있으며 더 나아가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별 거 아니겠지. 아이가 크면 나아지겠지' 하며 쉽게 넘길 문제가 절대 아니에요. 만일 아이가 먹을 수 없는 물질을 반복적으로 먹는 행위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구토, 설사, 복통 등을 호소한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셔서 면밀한 검사를 받아보셔야 해요. 
 

이식증(pica)
이식증(pica)

 

세상에나...
이게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었네요!

그런데, 이식증은 왜 걸리는 건가요?

 
이식증 원인은 다양한데,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 중 대체적으로 정서적인 결핍 혹은 모성/부성 박탈과 갈등의 경험이 있거나 '불안'이 높을 경우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이러한 행동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더불어 발달이 지연됐거나 지적장애 및 자폐 스펙트럼장애로 진단된 아이들도 이식증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 이식증의 여러가지 원인(Barton, 1989)

1. 발달사적 이론: 퇴화된 본능이기 때문이다. 
2. 정신역동적 이론: 박탈 및 갈등 때문이다.
3. 사회문화적 결정요인: 전통과 미신때문이다.
4. 욕구상태 가설: 영양결핍에 대한 평형상태를 이루고자 하기 때문이다.  
5. 혼란된 환경의 잘못된 강화의 결과: 적응행동 모델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6. 동물실험에서 음식선택과 소화양상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근거: 철분결핍과 도파민 신경전달의 감소 때문이다.

 
 

불안해서 손톱 물어뜯어 먹는 아이
불안해서 손톱 물어뜯어 먹는 아이



그렇다면,
이식증은 어떻게 고칠 수 있나요?

 
현재 치료분야에서는 ABA 원리를 활용한 행동적 중재들이 이식증을 고치기 위한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제가 실제로 상담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상반행동 차별강화'와 '반응차단'기법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릴게요. 우선 '상반행동 차별강화'기법은 말이 어려워 그렇지 '머리카락을 먹는 문제행동'과 상반된 대안행동, 즉 '머리카락을 버리는 행동'을 보상(칭찬, 맛있는 간식 등)을 통해 강화하는 방법이에요. 더불어 '반응차단' 기법아이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집어 입으로 가져가려 하는 행동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아이가 머리카락을 손으로 집는 순간 양육자의 손으로 아이 입 앞을 막아주는 간단한 기술이에요. 다시 말해, 아이가 머리카락을 입으로 가져가는 문제행동을 완결하지 못하도록 그 과정 중에 이를 차단하는 방식인 것이죠. 막 기법이라 그래서 겁먹었었는데, 막상 설명을 들어보니,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쉽죠?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순간 개입을 해야 효과가 있으며, 머리카락을 입으로 가져갈 때 차단하면 크게 효과가 없다는 점이에요. 
 

❀ 상반행동 차별강화와 반응차단 기법

1. 반응차단: 아이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건드리는 순간 양육자가 한 손을 펴서 아동의 입과 머리카락 사이를 가로막아 머리카락을 입에 넣으려는 행동을 차단한다. 
2. 상반행동 형성: 양육자는 반대편 손으로 아동이 머리카락을 쥔 손을 잡고 "버리는 거야."라고 말하며 바닥 또는 쓰레기통에 이를 버리도록 짧게 설명하여 상반행동을 형성한다. 
3. 차별강화: 양육자는 아이가 머리카락을 버리거나 던지는 상반행동을 보이면 "잘했어."라고 칭찬하고 아동에게 맛있는 간식을 제공하여 이를 강화시킨다. 

⇨ 양육자는 이러한 절차를 아동이 매번 머리카락을 만지다가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이 나올 때마다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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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행동 차별강화와 반응차단 기법(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potoAC, Shutterstock)

 
 
여러분, 이처럼 오늘은 '이식증'에 대한 개념과 원인, 치료방법을 살펴보았어요. 도움이 되셨다면 하트 꾹 눌러시고,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럼, 오늘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하루 되시길 바라며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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