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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좌절 인내력] 너무 쉽게 포기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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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입니다. 

 

오늘은 유아기, 학령기 아이들 중 너무 쉽게 무언가를 포기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헬로카봇을 조립하다가 몇 번 해보지도 않고 부모님께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아이, 음료수 뚜껑이 잘 안 열리면 그냥 안 먹겠다고 하는 아이. 낯설지 않으시죠? 저도 상담현장에서 정말 많이 보게 되는 장면들이에요. 아동발달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들을 보고 '좌절 인내력'이 낮다고 설명해요. 

 

 

선생님, 좌절인내력이 뭔가요?

 

좌절인내력이란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포기 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보려 애쓰는 내적인 힘을 의미해요. 말 그대로 좌절을 인내하는 능력인 거죠. 

 

좌절인내력이 낮은 아이

 

 

좌절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좌절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의 경우 우선 첫째, 놀이 전환이 매우 빠르고 빈번해요. 놀이나 학습을 하다보면 늘 도전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좌절을 견디는 힘이 약한 아이들은 그 순간을 잠시도 버텨내지 못하고 다른 것으로 전환해 버려요. '회피'함으로써 쉽게 갈등상황에서 도망가버리는 거죠. 

 

둘째, 가지 놀이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어요. 첫 번째 이유와는 반대로 좌절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이 한 가지 놀이만 하려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예상하셨겠지만 이 아이들이 집요하게 반복하는 놀이는 매우 단순하고 조작하기 쉬운 활동일 거예요. 그 이유는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놀이는 아이를 좌절상황으로부터 보호해 주기 때문이에요. 상담장면에서도 내면의 힘이 약한 아이들은, 승패가 있는 보드게임을 전혀 하지 않으려고 해요. 지면 견딜 수가 없거든요.

 

셋째, 게임을 할 때 승패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요. 좌절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이 인정과 성취, 그리고 공격욕구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땐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네. 정말 강한 승부욕을 보이며 지면 울고불고~ 게임판 뒤집어 엎고~ 이때부터가 전쟁인 거죠. 지는 건 못 견디겠고, 그런데 또 게임은 하고 싶고. 그래서 '반칙'을 정말 밥 먹듯이 써요. 어떻게든 이겨야 하거든요.

 

지는 것을 못 견디는 아이

 

 

아, 선생님. 쉽지 않네요...
그럼 아이들의 좌절인내력을

높여주는 방법은 없을까요?


질문에서부터 아이를 위해 애쓰시려 하는 마음이 느껴져 정말 존경스럽네요. 노력하는 부모님(양육자)을 위해 그럼 제가 아이들의 좌절인내력을 높이는 꿀팁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우선 첫째, 목표수준을 확 낮추고, 점진적으로 올려주세요. 예를들면, 9점을 내야 하는 축구게임(보드게임)이 있어요. 그런데 좌절을 견디는 힘이 약한 아이들은 본인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 하더라도 9점까지 가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어요. 그러니, 아이의 좌절인내력 수준을 민감하게 파악해서 점수를 조정해 주는 게 필요해요. 저 같은 경우는 1점에서 시작해서 2, 3, 4점("상대방 골대에 공을 한 번 넣으면 이기는 거야~"). 이렇게 점진적으로 '한 판'의 승패를 결정짓는 점수를 가장 낮게 설정한 뒤 점차적으로 올려줬어요. 규칙 자체가 아이 발달 수준보다 높을 경우, 게임 방식을 유연하게 수정하거나 복잡한 규칙을 단순하게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둘째, 곁에 머무르며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좌절 인내력이 낮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자의 칭찬과 격려예요. 이 아이들의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난 당연히 실패할 거아.', '난 못해.', '질 게 뻔해.'와 같은 부정적인 목소리가 웅웅 거리기 때문에, 이를 깨뜨려주는 긍정적인 응원이 필수적이에요. 단순히 "잘한다!"가 아닌, "잘 안 되니까 답답하고 속상하지~ 그런데,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어. 천천히 해보자. 지금도 아주 잘하고 있어~. 그거 정말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해주세요. 잘 되지 않아 좌절스러운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기보다는 옆에서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만일, 도전과제가 아이 발달 수준 이상으로 느껴지신다면, 모든 걸 해주기 보다는 힌트를 주시거나 "네가 먼저 해보면, 아빠가 도와줄 수 있어." 혹은 "그럼, 엄마랑 같. 이. 해보자~"라고 말하며 약간의 도움을 제공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스캐폴딩(scaffolding)'이라고 부르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게임을 할 땐 양육자가 훌륭한 연기자가 되어주셔야 합니다. 부모역할도 힘든데, 갑자기 연기까지 하라 하니 이 양반이 무슨 소린가 싶으시죠? 이 방법은 제가 장기간 아이들을 만나 오면서 개발한 '부모님만 알고 있는 오징어게임 3단계' 예요. 아래의 기술을 찬찬히 숙지하시고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할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부모님만 알고 있는 오징어게임 3단계(해보자 해보자 기술)
 
1단계. <바닥단계>
1 단계는 아이의 좌절인내력 수준이 바닥인 상태예요. 이때 부모님은 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완패해주셔야 합니다. 한 게임을 3판 한다고 했을 때, 격차를 크게 두고 3번 모두 져주셔야 합니다

2단계. <허리단계>
2 단계는 아이가 좌절을 견뎌내는 힘이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예요. 이 때는 모든 판에서 져주되, 격차를 줄여 아슬아슬하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3단계. <머리단계>
3 단계는 좌절을 인내하는 아이의 내적 힘이 또래 친구들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예요. 이 단계는 정말 아이에게 '수고한 당신, 하산하라.'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인데요. 이때가 되면 부모님이 3판 중 1판 정도는 아슬아슬하게 이기셔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좌절을 실제로 견뎌낼 수 있는지 확인하시고,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격려해주셔야 합니다. 

격려해주는 부모

 

 

그럼, 오늘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마음이 쉬었다 가는 곳. 맘정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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